제5부 · AI 시대와 세상에 하나뿐인 설계 · 제14장 · 기술이 바꿀 수 없는 인간의 책임, 그리고 오늘 밤의 첫걸음 · 약 4분 독서
이런 가정에는 호주 로스쿨을 말리고 싶습니다
유학원은 절대 해주지 않는 5가지 만류 기준과 가장 정직한 자기 점검
책의 마지막 부에 이르러 꼭 드려야 할 정직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의 아이나 배우자가 모두 호주 로스쿨에 가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지난 16년 동안 진로 상담을 요청한 가정이 많았습니다. 열 집 중 세 집에는 이렇게 말씀드리며 정중히 만류해 왔어요. “지금 상태로는 절대 호주 로스쿨에 보내지 마십시오.”
현직 변호사인 저는 학교에서 입학 중개 수수료를 1원도 받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말씀을 드릴 수 있어요. 지금 당장 출국을 멈추고 재점검해야 하는 위험 신호는 아래 5가지입니다.
박창민 변호사의 ‘출발 보류’ 5대 기준
- 노후 자금이나 마지막 주거 안정 자금까지 영끌(대출)해야만 학비가 나오는 경우:
자녀 유학비 때문에 부모님의 노후가 무너지거나 환율이 조금만 튀어도 학업을 중단해야 할 살얼음판 예산이라면 멈추셔야 합니다. 그런 압박감 속에서는 공부하는 당사자가 먼저 지쳐 버려요. 학생 단독 기준 순투입 예산에 10% 비상 예비비를 더하더라도 미리 준비한 저축과 한국에 남는 가구 소득만으로 학업 기간 전체를 안전하게 버틸 수 있는지 숫자로 검증되었을 때만 움직이세요.
- 당사자는 뜻이 없는데 부모나 배우자의 강권으로 원서를 쓰는 경우:
로스쿨의 판례 독서량은 스스로 원해서 들어간 사람도 혀를 내두를 만큼 방대합니다. 억지로 등 떠밀려 들어가 끝까지 버텨낸 학생을 저는 한 명도 보지 못했어요.
- 긴 글 읽기와 글쓰기 자체를 극도로 혐오하는 경우:
사람마다 수학, 코딩, 디자인, 운동처럼 다른 분야에서 빛나는 재능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에게 평생 텍스트와 씨름해야 하는 법조인의 길을 강요하면 두 사람 모두에게 불행입니다.
- “졸업만 하면 곧바로 연봉 2억 원에 영주권이 자동 발급되겠지”라는 요행을 바라는 경우:
호주 변호사 자격은 보장된 복권과 다릅니다. 그 자체로 공정한 연장통이에요. 졸업 후 첫 1~2년의 수습 기간에는 실무를 배우고, 영어 소통력을 꾸준히 갈고닦을 각오가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실망하기 쉬워요.
- 정직성과 윤리 의식에 타협이 있는 경우:
호주 대법원의 적격성 심사(Fit and Proper Person)는 생각보다 훨씬 엄격합니다. 대학교 과제 표절(AI 무단 복붙 학업부정 포함!), 음주운전, 허위 서류 제출 모두 엄중히 들여다봐요. 정직함이 몸에 배어 있지 않다면 애초에 법조인의 길을 선택해서는 안 됩니다.
‘지금 당장 가지 않는 것’도 훌륭한 전략입니다
위 다섯 가지 중 걸리는 부분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꿈을 영영 버리라는 뜻이 아니에요. 출발 시점을 1~2년 늦추고 준비를 단단히 채우라는 신호예요.
한국에서 먼저 1년 동안 목표 IELTS/PTE 점수를 만들어 놓고 저축으로 안전마진을 확보해 두세요. 이 무료 사이트의 책과 IRAC 카드로 가족 간의 합의를 충분히 다진 뒤 출발해도 늦지 않습니다. 준비된 지연을 포기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지혜로운 도약 준비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