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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법령·학비 검증 기준: 2026-10-29

제5부 · AI 시대와 세상에 하나뿐인 설계 · 제13장 · 기술이 바꿀 수 없는 인간의 책임, 그리고 오늘 밤의 첫걸음 · 약 4분 독서

AI는 변호사를 대체할까, 날개를 달아줄까?

카이스트 전산학 출신 변호사가 현장에서 목격한 리걸테크 혁명과 살아남는 변호사의 조건

요즘 로스쿨 진학을 고민하는 부모님들과 직장인들이 마지막까지 붙들고 망설이는 질문이 있습니다. “변호사님, 우리 아이가 졸업할 5년 뒤, 10년 뒤에는 인공지능(AI)이 계약서도 다 쓰고 소장도 다 써서 변호사가 필요 없어지는 것 아닌가요?”

저는 대학에서 전산학을 전공했습니다. 정보보안 소프트웨어를 직접 개발해 회사를 키워 본 엔지니어 출신 변호사예요. 지금도 법률 업무의 생산성을 높이려고 현장에서 AI 기술을 연구합니다. 엄격한 검증을 거친 기술만 실무 워크플로에 활용하고 있어요.

그래서 막연한 낙관이나 과장된 공포 대신, 기술적·법제도적 진실을 담백하게 말씀드릴 수 있어요.


AI가 대체하는 것은 ‘변호사’가 아니라 ‘단순 반복 문서 노동’입니다

맥킨지(McKinsey), 골드만삭스(Goldman Sachs)의 직무 자동화 보고서는 법률 분야 업무의 약 22~44%가 생성형 AI로 자동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어요. 많은 언론이 이 숫자를 놓고 “변호사 절반이 사라진다”고 자극적인 제목을 뽑았죠.

하지만 실제 로펌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은 정반대입니다. 과거에는, 주니어 변호사가 사흘 밤을 새워 500페이지짜리 증거 기록에서 날짜순 타임라인을 뽑고 표준 임대차 계약서 초안을 타이핑해야 했어요. 이제 그 지루한 기초 작업은 AI 도구가 10분 만에 초안을 잡아 줍니다.

그렇다면 나머지 시간 동안 인간 변호사는 무엇을 할까요? AI가 넘볼 수 없는 3가지 본질적 영역의 가치가 오히려 과거보다 훨씬 더 비싸졌습니다.

  1. 법적 책임의 서명 (Fiduciary Duty & Officer of the Court):

대리인이 존재하지 않는 가짜 판례를 서면에 인용해 제출하면, 호주 법원은 무거운 징계와 비용 배상 명령을 내립니다. AI는 감옥에 가지도 않고 전문직 배상책임보험(Professional Indemnity Insurance)을 들 수도 없어요. 누군가의 영주권이 취소될 위기, 수백억 원짜리 기업 인수 계약, 호주 가족법원(연방순회·가족법원, FCFCOA)의 양육권과 재산분할 분쟁 앞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의 면허를 걸고 사실관계를 검증해 최종 책임을 지는 서명은, 오직 자격을 부여받은 인간 변호사만의 고유 권한이에요.

  1. 복합적인 인간 맥락의 해독과 전략 협상:

의뢰인은 단순히 법조문을 몰라서 변호사를 찾지 않습니다. 말 못 할 가족사, 사업 파트너와의 미묘한 감정 대립, 문화적 오해가 얽힌 실타래를 들고 찾아와요. 상대방 대리인의 표정 변화를 읽고 재판 전 화해 조정 테이블에서 최적의 합의를 이끌어 내는 과정이 바로 그렇습니다. 고도의 인간적 공감과 전략이 어우러진 예술이에요.

  1. 1인·소규모 변호사의 ‘슈퍼 로펌화’:

바로 이 변화가 여러분의 자녀, 배우자에게는 더없이 큰 기회예요! 과거에는 대형 로펌에 소속되어 수십 명의 리서치 인력을 거느려야만 맡을 수 있던 대형 사건도, 이제는 시대가 달라져 AI를 능숙하게 다루는 영리한 변호사 한두 명이 대형 로펌 못지않은 속도와 깊이로 수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AI를 못 쓰는 변호사는 현장에서 점차 도태되겠지요. 반대로, 법리적 비판 사고력(IRAC) 위에 AI 실무 도구를 얹은 변호사는 과거 어느 세대보다 큰 자유와 보상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