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삭제 상세 원문 레퍼런스 · 원문 제6장 · 약 15분 독서
국경을 넘는 면허 — 뉴질랜드·영국·미국·아시아로 열리는 커먼로 패스포트
TTMRA 뉴질랜드 무시험 등록, 영국 SQE, 미국 캘리포니아·뉴욕·앨라배마 바 확장 경로를 안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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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관판 안내 · 2026년 7월 원고, 10월 편집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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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장 — 미국 변호사, 뉴질랜드 변호사, 박창민
앞 장에서 저는 호주 변호사 한 명의 일상을 안에서 들여다보게 해드렸습니다. 의뢰인, 경쟁, 매일의 준비. 변호사 면허증 하나와 텅 빈 책상에서 사무소를 세우는 데 무엇이 필요한지 말씀드렸어요.
이번 장은 그 면허증 하나가 어떻게 여러 개가 되는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먼저 사실부터 말씀드릴게요. 저는 호주 솔리시터(solicitor, 사무변호사)입니다. 동시에 미국 변호사이고 뉴질랜드(New Zealand) 고등법원(High Court)의 바리스터 겸 솔리시터(barrister and solicitor)로도 임용되었습니다. 세 나라, 세 개의 법률 시스템. 그 출발점은 2008년 본드대 로스쿨에 들어간 서른두 살의 저 한 사람이었어요.
그러면 한국 부모님이 지금 던지실 질문은 하나로 모입니다. 어떻게요?
시드니에서 법을 공부한 한국 태생의 전직 엔지니어가 어떻게 미국과 뉴질랜드에서도 변호사가 되었을까요. 이게 특별히 드문 일일까요, 아니면 누구나 밟을 수 있는 길일까요. 그리고 부모님께 가장 중요한 질문 하나 — 우리 아이도 할 수 있을까요.
마지막 질문의 답은 '예'입니다. 그 나머지가 이 장의 내용이에요.
이 장은 짧습니다. 일부러 그렇게 썼어요. 이건 '어떻게 하는지'를 단계별로 알려드리는 실무 안내(그건 제8장의 몫입니다)가 아니라, 하나의 호주 법학 학위가 국경 너머로 얼마나 멀리 데려다줄 수 있는지를 보여드리는 증거 한 편이기 때문입니다.
왜 삼중 관할권이 중요한가
경로를 설명하기 전에, 그게 왜 값어치가 있는지부터 말씀드릴게요.
법률 자격을 여권에 비유해 보겠습니다. 호주 여권이 있으면 호주에서 살고 일할 수 있고 많은 나라를 무비자로 다닐 수 있어요. 그렇다고 그 여권 하나로 미국에서 취업하거나 뉴질랜드에 영주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법률 자격도 똑같이 작동해요. 호주 변호사 면허증은 호주에서 법을 실무할 권한을 줍니다. 국내에서는 그 무게가 대단하지요. 하지만 오늘날 법률 시장은 국경을 넘나들며 돌아가고 여러 관할권에 자격을 가진 변호사는 좀처럼 흉내 내기 어려운 경쟁 우위를 지니게 됩니다.
실제 장면을 몇 개 그려 볼게요.
한국 대기업이 호주, 미국, 뉴질랜드에 사업을 벌이려 합니다. 세 나라의 법을 이해하는 변호사가 필요하지요. 세 나라에서 변호사를 세 명 쓰는 방법도 있고 세 곳 모두에 자격을 가진 변호사 한 명을 쓰는 방법도 있습니다.
호주 기업이 미국 시장으로 확장합니다. 미국 계약서를 검토하고 미국 규제 요건을 파악하고 미국 변호사와 나란히 일할 사람이 필요해요. 미국 자격도 가진 호주 변호사가 그 다리 역할을 합니다.
한국 가정이 이민을 두고 호주와 뉴질랜드, 미국 사이에서 마음을 정하지 못합니다. 세 나라의 이민·고용·사업 환경을 하나로 꿰어 조언해 줄 사람을 찾지요. 세 관할권에 자격을 가진 변호사라면 책에서 읽은 지식이 아니라 직접 겪은 경험으로 답할 수 있습니다.
이건 가정이 아니라, 제가 실제로 정기적으로 받는 종류의 의뢰예요. 그리고 이런 의뢰가 제게 오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호주·미국·뉴질랜드에 동시에 자격을 가진 변호사가 세계적으로 매우 드물기 때문입니다.
희소성이 값어치를 만듭니다.
앨라배마 주 변호사
제가 미국 자격을 취득한 뒤 관심을 갖게 된 주별 입회 제도를 살펴보겠습니다. 여기서는 앨라배마의 요건을 예로 들게요.
왜 하필 미국이었을까요. 호주에서 사무소를 운영하다 보면 한국·호주 의뢰인의 사업과 가정사가 점점 더 자주 미국과 얽히는 걸 보게 됩니다. 미국 계약서를 두고 미국 규제를 두고 미국에 있는 가족을 두고 상담이 들어와요. 그럴 때마다 '미국 부분은 제가 아는 미국 변호사에게 넘기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것과, '그 부분도 제가 봐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의뢰인이 느끼는 무게가 전혀 다릅니다. 저는 후자가 되고 싶었어요.
문제는, 미국의 변호사 자격이 외국에서 훈련받은 변호사에게 결코 친절하지 않다는 데 있었습니다.
외국 졸업생의 자격 요건
대부분의 미국 주(州)는 지원자에게 미국변호사협회(American Bar Association, ABA)가 인가한 로스쿨의 법학박사(Juris Doctor, JD) 학위를 요구합니다. 이 요건 하나 때문에 외국에서 훈련받은 변호사는 뉴욕이나 캘리포니아(California) 같은 주의 시험에 사실상 응시할 수 없어요. 그런 주에 가려면 대개 먼저 추가 학위 — 보통 ABA 인가 기관의 법학석사(Master of Laws, LLM) — 부터 따야 합니다.
앨라배마는 여기서 길이 갈립니다.
앨라배마 주 변호사 입회를 규율하는 규칙(Rules Governing Admission to the Alabama State Bar)에 따르면, 외국 법학 졸업생도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앨라배마 변호사 시험에 응시할 자격을 얻을 수 있어요.[F06001] 다만 여기서 오해가 없도록, 그 기준을 정확히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잘못된 정보로 이 길을 계획했다가는 시간과 돈을 크게 낭비할 수 있으니까요.
첫째, 지원자의 로스쿨은 그 로스쿨이 소재한 외국 관할권에서 승인을 받은 학교여야 합니다.[F06002] 여기서 흔히 하는 단순화가 하나 있어요. '호주 로스쿨은 다 자동으로 충족된다'는 생각인데, 이건 사실이 아닙니다. 호주 법학 학위는 법률직역인가위원회(Law Admissions Consultative Committee, LACC) 기준을 충족하는 대학교에서 수여되고 그런 학위는 앨라배마 요건을 충족할 여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앨라배마 규칙이 호주의 특정 인가 기관을 콕 집어 승인 기관으로 명시하고 있는 건 아니에요.[F06002] 그래서 앨라배마는 대안 요건을 하나 더 둡니다. ABA 또는 미국법학전문대학원협회(AALS)가 승인한 로스쿨에서, 앨라배마 변호사 시험이 다루는 과목의 법학 과정을 최소 24학점(semester hours) 이수하는 길이지요.[F06004] 즉 '외국 학위 + 보통법 요건' 경로가 막히더라도 '미국 로스쿨 24학점' 경로가 열려 있는 구조입니다.
둘째, 지원자가 이수한 법학 학위 프로그램은 영미 보통법(common law)의 상당한 요소를 담고 있어야 합니다.[F06003] 호주 JD와 LLB는 전적으로 영미 보통법 전통 위에 서 있으니 이 요건은 자연스럽게 충족됩니다. 호주 법학 학위는 미국 변호사 시험 과목과 크게 겹치는 계약법, 불법행위법, 재산법, 형법, 헌법, 증거법을 다루거든요.
이 지점에서 제가 강조하고 싶은 건 하나입니다. 이 경로가 존재한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그러나 '호주 학위면 무조건 된다'는 식의 단정은 위험합니다. 실제로 도전하려는 분은 반드시 앨라배마 주 변호사 입회 규칙 원문과 최신 요건을 직접 확인하셔야 해요.
세 가지 입회 경로
앨라배마는 변호사 입회를 세 가지 방식으로 열어 둡니다.[F06005]
| 경로 | 설명 |
|---|---|
| 시험에 의한 입회 | 앨라배마 변호사 시험에 응시하여 합격 |
| UBE 점수 이전 | 다른 UBE 관할권에서 취득한 통합변호사시험(Uniform Bar Examination) 합격 점수를 앨라배마로 이전[F06006] |
| 상호 인정(reciprocity) | 시험 없이, 상호 인정 요건을 갖춘 경우 입회 |
저는 이 가운데 시험 경로를 택했습니다. 외국에서 훈련받은 변호사로서 가장 곧고 확실한 길이라고 봤거든요.
시험이라는 관문
앨라배마 변호사 시험은 통합변호사시험(UBE) 형식으로 치러집니다. 다지선다형 변호사 시험(Multistate Bar Examination, MBE), 논술형 시험(Multistate Essay Examination), 실무형 시험(Multistate Performance Test)이 여기에 포함되고 앨라배마 특유의 주(州) 법률은 합격 이후 별도의 온라인 과정으로 따로 이수하게 됩니다.[F06007] 즉 MBE를 통해 전국적으로 통용되는 법 원칙을 시험하고 앨라배마만의 세부 법률은 나중에 채워 넣는 구조예요.
호주 보통법 시스템에서 훈련받은 변호사에게 MBE는 '익숙한 뼈대 위에 낯선 살이 붙은' 시험입니다.
계약법의 청약과 승낙, 불법행위의 과실, 형사 범죄의 구성요건 — 이런 핵심 개념은 모든 보통법 변호사에게 친숙합니다. 하지만 미국 시스템에는 미국만의 용어, 미국만의 판례, 미국만의 헌법 체계가 있어요. 수정헌법 제1조(First Amendment), 통상조항(Commerce Clause), 수정헌법 제4조(Fourth Amendment), 통일상법전(Uniform Commercial Code). 이것들은 호주법에 없는 개념이라, 말 그대로 처음부터 새로 배워야 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시험은 저를 다시 학생으로 되돌려 놓았어요. 이미 호주에서 십수 년 실무를 한 변호사였는데도, 미국법의 낯선 부분 앞에서는 로스쿨 1학년으로 돌아가 개념 하나하나를 짚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합격했습니다.
알아 두셔야 할 실무적 조건
앨라배마 입회를 고려하는 호주 변호사가 반드시 짚어야 할 현실적인 조건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 미국 내 합법적 지위입니다. 앨라배마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려면 미국 시민이거나, 시민이 아니라면 연방정부가 발급한 적절한 서류를 갖춘 합법적 체류자여야 해요.[F06008] 이건 규정에 명시된 요건이므로, 적절한 비자 범주를 통해 미리 준비해 두어야 합니다.
둘째, 인격 및 적격성 심사입니다. 앨라배마 주 변호사 협회는 호주 입회 때와 비슷하되 미국 고유의 요건을 담은 신원 조사를 거칩니다. 호주에서 이미 인격 평가를 통과한 변호사라도 미국 절차는 별도로 밟아야 해요.
셋째, 입회 후의 계속 법학교육입니다. 면허를 유지하려면 앨라배마가 요구하는 계속 법학교육 요건을 매년 채워야 합니다. 이 부분은 이 장 뒤에서 삼중 관할권 유지 비용과 함께 다시 다룰게요.
전략적 값어치
앨라배마 변호사 입회는 단지 '앨라배마에서 법을 다룰 권리'를 넘어서는 의미가 있습니다. 미국 법률 시스템의 일원이 되는 것이거든요. 한국·호주 의뢰인에게 '이 변호사는 미국법을 이해한다'는 신호를 보내고 미국 법률 네트워크와 데이터베이스, 미국 전문가들과의 관계로 통하는 문을 엽니다.
국경을 넘나드는 사안을 다루는 한국계 호주 변호사에게 미국 자격은 사무소의 성격 자체를 바꿔 놓습니다. 국내 사무소에서 국제 사무소로요.
뉴질랜드: TTMRA 경로
앨라배마가 '시험으로 열리는 문'이라면, 뉴질랜드는 '상호 인정으로 열리는 문'입니다.
1997년 연방 호주-뉴질랜드 상호 인정법(Trans-Tasman Mutual Recognition Act 1997, Cth) — 흔히 TTMRA로 부르는 이 법은 호주 법률 자격에서 가장 과소평가된 특징 가운데 하나예요. 이 법 덕분에 호주 변호사는 추가 시험 없이 뉴질랜드에서 변호사 자격을 얻을 수 있습니다.[F06009]
다시 말씀드릴게요. 추가 시험이 없습니다.
작동 방식
TTMRA의 원리는 이렇습니다. 호주에서 특정 직업에 등록된 사람은 뉴질랜드에서 동등한 직업을 수행할 자격이 있고 그 반대도 성립한다는 것이지요. 변호사의 경우, 이는 호주 솔리시터가 뉴질랜드 고등법원(High Court of New Zealand)에 바리스터 겸 솔리시터로 직접 입회를 신청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F06010]
절차의 뼈대는 이래요. 뉴질랜드 고등법원에 입회 신청서를 접수하고 현행 호주 변호사 면허증과 양호한 상태(good standing) 증명, 인격 증명 서류를 함께 제출합니다. TTMRA를 근거로 신청하는 경우에는 그 법에 따른 별도의 통지서도 함께 냅니다. 승인이 나면 뉴질랜드 고등법원의 바리스터 겸 솔리시터로 입회하게 되지요.
여기서 실무상 정확히 짚고 넘어갈 점이 하나 있습니다. 신청에 쓰이는 법원 양식의 이름입니다. 뉴질랜드 고등법원 입회 신청은 여러 개의 LA 양식으로 구성됩니다. 입회를 신청하는 원신청서(originating application), 이를 뒷받침하는 서약서(affidavit) 그리고 최종적으로 발부되는 입회 명령서(order for admission)가 각각 별도의 LA 양식이에요.[F06011] 다만 항간에 '바리스터 겸 솔리시터 입회 신청서 = LA 4'라고 특정 번호를 못 박아 소개하는 경우가 있는데 저는 이 특정 번호를 공식 출처에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실제로 신청하실 분은 반드시 뉴질랜드 법률 협회(New Zealand Law Society)에 현행 양식 번호를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양식 번호 하나 잘못 아는 것이 이 장에서 제가 가장 경계하는 실수예요. 정확하지 않은 세부가 전체 신뢰를 무너뜨리니까요.
한 가지 덧붙이면, 뉴질랜드는 호주의 일부 주처럼 바리스터와 솔리시터를 별개의 범주로 나누지 않습니다. 뉴질랜드에서 입회한 변호사는 두 직함을 함께 가져요.[F06010] TTMRA로 입회한 호주 솔리시터는 뉴질랜드 법정에서 변호인으로 출석할 권리까지 얻게 되는데 호주에서라면 그 권리를 위해 별도의 바(bar) 입회가 필요할 수도 있는 것과 대비됩니다.
숫자 이야기
이 경로를 이용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뉴질랜드 법률 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2002년 6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약 12년 반 동안 약 158명의 호주 자격 변호사가 TTMRA를 근거로 뉴질랜드에서 입회한 것으로 통지되었습니다.[F06012]
이 숫자는 그대로 읽으면 오해하기 쉬워요. '158명'은 매년의 수치가 아니라 12년 반에 걸친 누적 인원입니다. 절차가 이렇게 간단한데도 십수 년 동안 그 정도밖에 안 됐다는 뜻이지요. 저는 여기서 하나를 읽습니다. 대부분의 호주 변호사가 TTMRA 경로 자체를 모르거나, 알아도 그 전략적 값어치를 실감하지 못한다는 것을요.
저는 그 값어치를 봤고 그래서 이 길을 밟아 뉴질랜드 고등법원의 바리스터 겸 솔리시터로 임용되었습니다.
뉴질랜드 법률 시장
뉴질랜드 인구는 약 530만 명입니다.[F06013] 호주보다 작은 법률 시장이지만 같은 보통법 기반과 같은 웨스트민스터(Westminster) 의회 체제 그리고 상당수의 동일한 법 원칙을 공유해요.
한국계 호주 변호사에게 뉴질랜드 시장은 구체적인 기회를 제공합니다.
첫째, 뉴질랜드 한인 커뮤니티입니다. 2018년 뉴질랜드 인구조사 기준으로 한국계로 정체화한 인구가 35,664명이었습니다.[F06014] 오클랜드(Auckland)를 중심으로 형성된 이 커뮤니티에는 이중언어 한국인 변호사가 채울 수 있는 법률 수요가 있어요.
둘째, 호주-뉴질랜드 사업 통로입니다. 두 나라 기업은 태즈먼해(Tasman Sea) 양편에서 폭넓게 사업합니다. 양쪽 관할권을 함께 조언할 수 있는 변호사는 두 나라에 걸쳐 운영하는 기업에 실질적인 값어치를 갖지요.
셋째, 이민의 교차점입니다. 뉴질랜드에는 자체 이민 시스템이 있고 오세아니아(Oceania)를 목적지로 저울질하는 한국 가정은 흔히 호주와 뉴질랜드를 나란히 놓고 비교합니다. 양국에 입회한 변호사라면 그 비교 조언을 직접 해 드릴 수 있어요.
영국 경로: SQE
호주 변호사가 접근해 볼 수 있는 네 번째 관할권인 영국도 짧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미리 말씀드리면, 이 길은 제가 직접 걷지는 않았습니다.
2021년부터 잉글랜드와 웨일스(England and Wales)는 솔리시터 자격 시험(Solicitors Qualifying Examination, SQE)을 솔리시터 입회의 표준 경로로 운영하고 있어요.[F06015] SQE는 이전의 법률실무과정(Legal Practice Course, LPC)과 수습 계약(Training Contract) 체제를 대체했습니다.[F06016]
호주에서 자격을 딴 변호사에게 SQE는 영국 입회로 가는 잠재적 경로가 됩니다. 시험은 두 단계로 나뉩니다.
| 단계 | 내용 |
|---|---|
| SQE1 | 기능적 법률 지식 — 잉글랜드·웨일스 법의 핵심 영역을 단일 최선 답 방식의 다지선다형으로 평가[F06017] |
| SQE2 | 실무 법률 기술 — 법률 실무 상황을 재현하는 서면·구술 평가[F06018] |
SRA가 인정하는 자격 변호사(qualified lawyer)는 자격 취득 직후에도 별도 실무수습(QWE)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SQE2 실기시험 면제는 별도 절차예요. 자격을 취득한 관할과 실무 경험·역량에 대한 증빙을 SRA가 심사하며, 2년 일해도 자동 면제되지 않습니다. 면제를 받으면 영어 또는 웨일스어 능력 입증도 확인하세요.[F06019] SRA 자격 변호사 안내
비용도 정확히 말씀드릴게요. 잉글랜드·웨일스 솔리시터 규제청(SRA)이 공표한 시험 응시료는 2025/26년 기준 SQE1 £1,934, SQE2 £2,974입니다.[F06020] 이건 시험 응시료만을 말하는 것으로, 준비 과정 수강료나 교재 비용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준비 과정 비용은 제공기관에 따라 편차가 커서 하나의 숫자로 못 박기 어려우니, 총비용을 계산하실 때는 응시료 위에 준비 비용을 따로 더하셔야 해요.
준비 기간은 어느 정도일까요. 일반적으로 SQE1 준비에 3~6개월, SQE2에 다시 2~4개월이 들어, 두 단계를 합치면 대체로 6~12개월 정도가 걸립니다.[F06021] 다만 6개월은 최근에 탄탄한 법학 학위를 마친 지원자에게나 가능한 하단 값이고 대부분에게는 그보다 여유 있게 잡는 편이 현실적이에요.
저는 개인적으로 영국 입회를 추진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가능성은 분명히 열려 있어요. 글로벌한 야심을 품은 젊은 호주 자격 변호사라면, 호주·미국·뉴질랜드·영국 자격의 조합은 진정으로 세계를 무대로 삼는 실무자를 만들어 줄 겁니다.
삼중 관할권 변호사로 산다는 것
한 발 물러서서, 세 관할권에 동시에 입회해 있다는 게 실무에서 어떤 의미인지 말씀드릴게요.
한국 대기업이 호주와 미국에 걸친 거래를 논의하려고 제 사무실에 전화합니다. 저는 미국 부분을 만나 본 적 없는 변호사에게 넘길 필요가 없어요. 양쪽 모두를 제가 직접 봐 드릴 수 있으니까요.
한국 가정이 이민 전망을 두고 호주가 나은지 뉴질랜드가 나은지 물으면, 저는 양국 시스템에 대한 직접적인 전문 지식으로 답합니다.
명함에 세 관할권이 나란히 적혀 있으면, 어떤 마케팅 문구로도 전할 수 없는 메시지가 전달됩니다. 이 변호사는 대부분의 실무자가 끝내 닿지 못하는 자리에서 일한다는 것을요.
이걸 자랑하려고 나누는 게 아닙니다. 하나의 호주 법학 학위에서 삼중 관할권 자격까지 가는 길이 공상이 아니라는 걸 보여드리려는 거예요. 그 길은 실제로 기록되어 있고 달성 가능하며 호주에서 훈련받은 변호사가 손에 쥘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경력 증폭기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것이 여러분의 자녀에게 뜻하는 것
한국 부모님께 드리는 실질적인 메시지입니다.
호주 법학 학위는 단지 호주 자격에 그치지 않습니다. 글로벌 실무를 위한 발판이에요. 여러분의 자녀가 시드니, 멜버른(Melbourne), 브리즈번(Brisbane)에서 익힐 영미 보통법 기반은 전 세계 법률 시스템에서 인정받고 존중받습니다.
그 하나의 학위에서 출발해, 자녀는 이렇게 나아갈 수 있어요.
- 호주에서 실무 — 입회 즉시.
- 뉴질랜드에서 실무 — TTMRA를 통해, 추가 시험 없이.
- 미국에서 실무 — 자격 요건을 갖춘 주 변호사 시험(예: 앨라배마)을 통해.
- 잠재적으로 영국에서 실무 — SQE 경로를 통해.
제가 아는 한, 이만한 수준의 글로벌 이동성을 주는 전문 자격은 흔치 않습니다. 호주에서 훈련받은 의사는 미국 의사 시험을 다시 치르지 않고는 미국에서 진료할 수 없어요. 호주에서 훈련받은 엔지니어는 별도 등록 없이는 뉴질랜드에서 도면에 서명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호주에서 훈련받은 변호사는, 추가 노력을 얹으면, 여러 주요 관할권에 자격을 가질 수 있어요.
세대 단위로 생각하는 한국 가정에게 — 우리 아이는 어디서 살까, 어떤 기회를 가질까, 어떤 문이 열려 있을까 — 호주 법학 학위의 이 글로벌 이동성은 가장 매력적인 특징 가운데 하나입니다.
투자와 유지
다중 관할권 입회를 추구하는 데 드는 비용을 투명하게 말씀드릴게요.
앨라배마 변호사 시험과 뉴질랜드 TTMRA에는 각각 응시료·신청료·서류 비용 그리고 필요하다면 미국이나 뉴질랜드로의 이동·체류 비용이 듭니다. 앨라배마는 시험 준비 기간도 함께 계산하셔야 하고 뉴질랜드는 서류 처리 기간을 감안하셔야 해요. 영국 SQE는 앞서 밝힌 대로 시험 응시료가 SQE1 £1,934, SQE2 £2,974이고,[F06020] 여기에 준비 비용이 따로 붙습니다. 준비 기간은 통상 6~12개월입니다.[F06021]
이 비용들이 만들어 내는 값어치에 견주면, 저는 이 투자가 결코 크지 않다고 봅니다. 국내에서만 통하던 자격을 국제적으로 통하는 자격으로 바꿔 주니까요.
다만 정직하게 덧붙이겠습니다. 여러 관할권에 입회를 '유지'하는 데에도 계속 의무가 따릅니다. 각 관할권은 다음을 요구해요.[F06023]
- 연간 변호사 면허증 갱신 또는 협회 회비
- 보수교육(CPD) 또는 계속 법학교육(CLE)
- 각 관할권 직업 행동 규칙 준수
이 의무들은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결코 사소하지 않습니다. 행정적인 절제와, 세 개의 법률 시스템을 늘 최신 상태로 따라가려는 진짜 의지가 필요해요. 자격을 여러 개 갖는다는 건 그만큼 여러 개의 약속을 매년 지켜 낸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더 큰 그림
저는 이 책의 제목을 '우리아이 변호사 만들기'라고 붙였습니다. 그런데 이 장은 그 프로젝트가 '변호사'에서 멈추지 않는다는 걸 보여줍니다. '국제 변호사'까지 뻗어 나갈 수 있어요. 자격이 국경을 넘나드는 실무자, 경력의 선택지가 지리가 아니라 오직 야심에 의해서만 제한되는 실무자로요.
2008년 로스쿨에 등록할 때, 제 머릿속에는 오직 하나뿐이었습니다. 호주에서 먹고살 수 있는 법률 자격을 얻는 것. 앨라배마는 생각하지 않았고 뉴질랜드도, 영국도 떠올리지 않았어요.
그런데 제가 손에 쥔 그 자격이 하나씩 문을 열어 주었습니다. 십수 년에 걸쳐 그 문들을 하나하나 통과하는 사이, 제 사무소는 동네 사무소에서 진정한 국제적 활동 범위를 가진 사무소로 바뀌어 있었어요.
여러분의 자녀가 첫날부터 삼중 관할권을 노릴 필요는 없습니다. 그게 가능하다는 사실을 아는 것으로 충분해요. 지금 공부하는 호주 법학 학위가 천장이 아니라 발사대라는 것을요.
이걸 이해하는 부모 — 호주 학위를 종착지가 아니라 글로벌 경력의 첫 단추로 보는 부모 — 는 자녀가 더 크게 생각하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하나의 시장, 하나의 언어, 하나의 나라보다 훨씬 더 크게요.
제가 서른두 살의 저에게 한마디 건넬 수 있다면,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그 텅 빈 강의실에서 느낀 두려움은 틀리지 않았지만 네가 얻게 될 학위의 크기를 너는 아직 한참 과소평가하고 있다고요. 그리고 지금 이 장을 읽는 부모님께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자녀의 학위를 나라 하나의 크기로 상상하지 마시라고요.
주
검증 출처 및 각주 (22건)
공식 출처 2026-11-01 · www.sra.org.uk ↗